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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3분기 매출 940억 달러로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부진한 이유를 분석한다. AI 기능 지연, 트럼프 관세 정책, 중국 시장 불확실성 등이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아이폰 판매는 13.5% 증가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보수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애플 호실적에도 왜 주가는 힘이 없는지 전문가 시각으로 상세히 분석해 보자.
화려한 실적 뒤에 숨은 투자자들의 고민
지난 3분기 애플 실적 발표를 지켜보며 느꼈던 당혹감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매출 940억 4000만 달러, 주당순이익 1.57달러로 시장 예상치(매출 893억 달러, EPS 1.43달러)를 모두 상회하는 깜짝 실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 외 거래에서 겨우 3% 상승에 그쳤다. 평소 같았다면 5-7% 급등했을 법한 수준의 서프라이즈였는데 말이다.
1. 아이폰 판매의 기록적 성과
아이폰 판매는 전년 대비 13.5% 증가한 445억 8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3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는 미국의 대중 관세 이슈로 소비자들이 4월부터 선제적으로 제품을 구매한 영향이 컸다. 특히 중저가 모델인 '아이폰 16e'가 2월 출시되며 교체 수요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2. 서비스 부문의 꾸준한 성장
서비스 부문에서도 274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13% 성장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음악, 클라우드, 앱스토어 등 구독 기반 사업이 월가 전망치(268억 달러)를 상회하며 애플의 안정적 수익 기반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3. 중국 시장에서의 의외의 선전
가장 놀라운 부분은 중국 시장이었다. 애플 인텔리전스의 중국 승인이 지연됐음에도 3분기 중국 매출은 154억 달러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중국 아이폰 사용자 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도시 지역에서는 아이폰이 점유율 상위 3개 모델을 모두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시장은 이런 좋은 소식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진짜 이유들
실적이 좋았음에도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는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여러 투자 전문가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문제점들은 실적 수치만으로는 보이지 않는 구조적 우려들이었다.
1. AI 혁신에 대한 의구심 확산
애플이 보다 개인화된 인공지능 비서 시리 출시를 연기하며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2024 WWDC에서 발표된 Apple Intelligence는 아직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특히 Siri의 대규모 업그레이드가 또다시 연기되면서 행사 다음날 애플 주가는 1-1.5% 하락했다. 시장은 애플의 AI 전략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에 비해 뒤처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2. 관세 정책의 지속적 부담
애플은 지난 2분기 관세로 인한 비용 9억 달러를 예상했고, 이는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지속되면서 제조 원가 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 비록 3분기에는 관세 우려로 인한 사전 구매 효과가 있었지만, 6월에는 iPhone 판매가 전년 대비 18% 감소하며 이러한 일회성 효과가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3. 성장 동력의 한계 노출
2025년에는 주가가 하락하여 6월에는 202달러에서 205달러 선에서 거래되었으며, 연초 대비 19% 하락하여 다른 기술 대기업보다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Jefferies는 2025년, 2026년, 2027 회계연도에 대한 아이폰 출하량 예측을 각각 3.6%, 7.7%, 5.5% 낮췄다. 글로벌 경기 침체 위험과 성숙한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 전망: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2025년
애플의 앞길을 전망해 보면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의 실적 호조가 지속 가능한지, 그리고 구조적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가 주가 회복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1. AI 전략의 성패가 관건
JP모건의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2025년 전망을 AI 기반 업그레이드를 포함한 긍정적 시나리오와 AI의 영향을 배제한 시나리오로 구분했다. 애플은 올해 AI 스타트업 7개를 인수하고 향후 적극적인 M&A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개인화 모델이 강화된 Siri는 내년 출시할 계획이지만, 시장은 여전히 회의적이다. 딥시크의 저비용 AI 혁신은 그간 AI 사업에 거액 투자를 피해 왔던 애플의 전략이 맞았다는 것을 입증한다는 긍정적 시각도 있지만, 실질적 성과는 아직 미지수다.
2. 공급망 다변화의 필요성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베트남 조달 확대와 미국 내 칩 생산 강화를 통해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노력이 진행 중이다. 애플은 AI 구현을 위한 미국 내 500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러한 투자가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3. 시장 기대치 조정의 시기
AI 분석과 업계 전문가들의 추정치에 따르면 2025년에 애플의 주가는 최고 276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웨드부시 시큐리티스는 아이폰 출하량이 연간 기록을 경신하며 2억 4천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지만, 관세와 경기 둔화 우려가 이러한 낙관론에 제동을 걸고 있다. 결국 현재 상황에서는 기대치를 현실적으로 조정하고, 애플이 약속한 AI 혁신과 공급망 재편 전략이 실제로 이행되는지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애플 호실적에도 왜 주가는 힘이 없는지에 대한 답은 바로 이런 구조적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결론짓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