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user-scalable=no, initial-scale=1.0, maximum-scale=1.0, minimum-scale=1.0, width=device-width"> 뉴욕 증시 급락, 미 지방은행 부실 대출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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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 급락, 미 지방은행 부실 대출 쇼크

by 꿈꾸는 머니하우스 2025. 10. 17.

목차

    2025년 10월 16일 뉴욕 증권거래소는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장 초반 TSMC의 역대 최대 실적 발표로 상승세를 보이던 시장은 오후 들어 급격히 분위기가 반전됐다. 자이언스 뱅코프와 웨스턴얼라이언스라는 미국 지방은행 두 곳이 부실 대출 소식을 공개하면서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폭발했다.

    이날 다우산업지수는 0.65퍼센트, S&P500 지수는 0.63퍼센트, 나스닥지수는 0.47퍼센트 하락했다. 나스닥은 장중 0.96퍼센트까지 오르다가 마이너스 1.17퍼센트로 낙폭을 확대하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미국 은행 ETF인 KBW는 3.64퍼센트 급락했고, 지역은행 지수는 52주 최고치 대비 16퍼센트나 밀렸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이틀 전 "바퀴벌레 한 마리를 봤다면 아마 더 많을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그의 말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의 악몽이 다시 고개를 드는 것 아니냐는 공포가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뉴욕 증시 급락, 미 지방은행 부실 대출의 실체와 향후 전망을 현장의 목소리와 함께 낱낱이 파헤쳐본다.

     

    증시 챠트 이미지

     

    TSMC 호실적에서 급락으로, 극적인 반전의 하루

    10월 16일 뉴욕 증권거래소 트레이딩 플로어는 아침부터 활기가 넘쳤다. 대만의 반도체 거대 기업 TSMC가 3분기 순이익 4523억 대만달러, 약 21조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급증에 힘입은 깜짝 실적이었다. 나스닥 지수는 장중 0.96퍼센트까지 상승했고, 투자자들은 낙관론에 취해 있었다. 하지만 오후가 되자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1. 두 은행의 충격 고백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자산 기준으로 분류한 30위 은행인 자이언스 뱅코프가 폭탄선언을 했다. 자회사 캘리포니아 뱅크앤드트러스트가 취급한 상업 및 산업 대출 가운데 5000만 달러 규모를 회계상 손실로 처리했다고 밝힌 것이다.

    거의 동시에 31위 은행인 웨스턴얼라이언스도 캔터그룹에 대한 선순위 담보권을 행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두 은행 모두 손실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고 밝혔지만 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자이언스 주가는 13.14퍼센트, 웨스턴얼라이언스는 10.81퍼센트 폭락했다.

     

    2. 금융주 동반 추락의 도미노

    지방은행의 부실은 월가 전체를 흔들었다. 시티그룹이 3.53퍼센트 떨어졌고, JP모건체이스는 2.34퍼센트, 골드만삭스는 1.28퍼센트 하락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도 10.62퍼센트 급락했는데, 이는 지난달 파산한 자동차 부품사 퍼스트브랜즈에 투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덩달아 투매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업종별로는 기술주를 제외한 전 업종이 하락했고, 금융주는 2.75퍼센트나 급락했다. 미국 내 74개 주요 은행의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1000억 달러 이상 증발했다.

     

    3. 변동성 지수 급등, 투자자 공포 확산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는 전날보다 4.67포인트나 급등한 25.31을 기록했다.

    상승률로 따지면 22.63퍼센트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지방은행 부실 대출로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밸류에이션이 높은 양자컴퓨터, 원전 관련주에서 돈이 먼저 빠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랠리를 펼쳤던 양자주 리게티는 14.86퍼센트, 디웨이브 퀀텀은 9.65퍼센트, 아이온큐는 9.42퍼센트, 원전주 뉴스케일파워는 10퍼센트 이상 급락했다.

    17일 뉴욕증시 선물도 하락세를 이어갔고, 유럽 증시도 충격파에 휩싸였다. 범 유럽지수 스톡스 600과 영국 FTSE 지수는 1.5퍼센트 안팎 빠졌고, 독일 DAX는 2퍼센트 넘게 떨어졌다.

     

    다이먼의 바퀴벌레 경고가 현실이 되다

    1. 월가의 황제, 이틀 전 경고한 이유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10월 14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예사롭지 않은 발언을 했다.

    JP모건이 3분기에 자동차 할부금융회사 트라이컬러 파산으로 1억 7000만 달러의 대출 채권을 상각 했다는 내용을 언급하면서였다. 그는 "이는 과잉 대출의 초기 징후"라며 "경기 침체 시 더 큰 신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특히 "바퀴벌레 한 마리를 보면 이면에 바퀴벌레가 더 있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 지금은 보이지 않는 부실이 모두 드러날 것"이라는 그의 말은 의미심장했다.

     

    2. 연쇄 파산의 징조들

    다이먼의 경고가 나온 배경에는 최근 미국에서 연이어 발생한 기업 파산 사태가 있다. 지난 9월 자동차 부품 업체 퍼스트브랜즈와 저신용자를 위한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 업체 트라이컬러홀딩스가 잇따라 파산했다.

    퍼스트브랜즈 파산 여파로 뱅크오브아메리카를 비롯한 월가 주요 금융사들이 100억 달러에 달하는 빚을 지게 됐다. 트라이컬러 파산으로는 지방은행 피프스서드가 2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회계에 반영했다.

    블랙록 등 여러 기관 투자자들은 제프리스가 운용하는 펀드에서 투자 자금 회수를 요구했다. 이 펀드가 퍼스트브랜즈 파산으로 큰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3. 비예금 금융기관의 위험

    시장에서 특히 주목하는 것은 비예금 금융기관, 즉 NDFI의 신용 리스크다. NDFI는 자동차 할부 및 리스회사, 카드사, 사모펀드 등 예금을 받지 않고 대출만 시행하는 금융기관을 말한다.

    에버코어 ISI의 애널리스트 존 판카리는 "자이언스가 대손상각을 한 대출을 NDFI로 분류했다"며 "이번 발표는 NDFI 부문에서 일어난 최근 일련의 사기 대출 및 파산과 관련한 신용 이슈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배런스에 따르면 대형 은행들의 상업 및 산업 대출 약 33퍼센트가 NDFI를 상대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PNC 파이낸셜, 웰스파고, 퍼스트 호라이즌, 리전스 파이낸셜, 시노버스 파이낸셜, US 뱅코프 등이 상대적으로 NDFI 대출 비중이 높다.

     

    4. SVB 사태 재현 우려의 실체

    투자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의 재연이다.

    당시 SVB는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보유하고 있던 장기물 국채에서 평가 손실이 크게 발생했고, 뱅크런이 일어나며 파산했다.

    이후 뱅크런이 다른 지역은행에까지 확산되며 문제가 커졌다. 맷 말리 밀러타박 수석 시장 전략가는 "2023년 뱅크런은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생생하다"며 "자이언스은행 뉴스는 투자자들에게 신용건전성 이슈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웰스파고는 "큰 은행들은 문제를 흡수할 만큼 충분한 다양화를 보유하고 있지만 소형 은행들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감당할 여지가 훨씬 적다"라고 경고했다.

     

    통제 가능한 위기인가, 시스템 리스크인가

    1. 낙관론의 근거

    이번 사태가 통제 가능한 수준에 있다는 낙관론도 존재한다. 은행들이 충당금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JP모건체이스는 충당금을 34억 달러로 늘렸다. 심플리파이 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마이클 그린은 "이번 부실 대출 이슈가 2023년 초 SVB 파산 사태처럼 연쇄적인 파장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SVB는 금리 인상으로 인한 국채 평가 손실과 뱅크런이 맞물린 경우였지만, 최근의 신용 리스크는 은행들이 대출 심사를 얼마나 엄격하게 진행했는지와 관련된 문제라는 지적이다.

    기븐스 캐피털의 최고투자책임자 마크 기븐스는 "은행이나 민간 신용시장에서 문제가 더 발생할 수는 있지만 금융 시스템 전체를 위협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2. 저소득층 경제난이라면 위험 신호

    하지만 트라이컬러의 경우 저소득 소비자들이 높은 금리의 자동차 할부금융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파산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세븐스 리포트의 사장 톰 에세이는 "트라이컬러가 실제로 저소득 소비자들의 할부금 미납으로 파산했다면 이는 저소득 소비자들이 관세와 인플레이션, 고용 둔화에 짓눌리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 경우 산업 전반에 걸쳐 서브프라임 대출이 위험해질 수 있으며 2008년에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그 결과가 얼마나 심각할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서브프라임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촉발됐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3. 사기성 대출과 경영 실패의 구분

    퍼스트브랜즈는 트라이컬러와 달리 사모펀드나 헤지펀드 등 민간 신용에 과도하게 의존했던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시중에 자금이 너무 풍부해져 기업들이 건전한 경영보다 자금 조달에만 집중하게 되면 퍼스트브랜즈와 비슷한 사태가 연쇄적으로 일어나 대출기관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에세이는 다행히도 현재로서는 동일한 담보를 여러 건의 대출에 중복 설정하는 등 경영진의 잘못된 재무 결정이나 사기성 대출이 최근 신용 리스크의 원인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최근의 부실 대출은 개별적인 이슈로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4. 금리 인하 기대와 시장 향방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0월 기준금리를 50 베이시스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한 달여 만에 다시 등장했다. 빅컷 확률은 5.3퍼센트로 반영됐다.

    지역은행 부실 우려를 계기로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 것이다. SPI 자산운용의 스티븐 이니스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최근의 부실 대출 사건이 서로 분리된 개별적인 이슈이긴 하지만 최근 연달아 터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지역은행 ETF인 SPDR S&P 지역은행 ETF는 6.2퍼센트 급락하며 지난 4월 10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결국 뉴욕 증시 급락, 미 지방은행 부실 대출이 일회성 사건으로 끝날지, 아니면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지는 앞으로 몇 주간의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