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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 시장에서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스폿 금 가격이 트로이온스당 3977.19달러라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안전자산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과 프랑스의 정치적 혼란, 그리고 일본의 정권 교체 가능성이 겹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들어 금값은 무려 51퍼센트나 상승하며 투자 수단으로써의 가치를 재확인시켰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12월 금 가격 전망치를 4900달러로 상향 조정했으며, 이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임을 시사한다.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하 전망과 각국 중앙은행들의 비달러 자산 매입 증가는 금값 상승의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금값 연일 최고치 경신 배경과 안전자산이 오르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금융시장을 뒤흔든 완벽한 폭풍
2025년 10월 7일 새벽, 로이터 통신이 전한 속보에 따르면 스폿 금 가격이 트로이온스당 3977.19달러를 찍으며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것이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금값이 온스당 30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에 회의적이었던 많은 전문가들이 있었지만, 현실은 그 예측을 훌쩍 뛰어넘었다.
세계표준시 기준으로 당일 04시 46분의 가격은 전날보다 0.4퍼센트 오른 3974.09달러를 기록했고, 12월 인도분 미국 금 선물 가격은 0.5퍼센트 상승한 3996.40달러를 나타냈다.
1. 2025년 금 시장의 놀라운 성과
올해 금 시장의 성과는 그야말로 경이롭다. 금 가격은 2025년 들어 사상 최고가 기록을 수시로 갈아치우며 무려 51퍼센트나 급등했다. 이는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수익률이며, 특히 변동성이 큰 시기에 안정적 수익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은 가격은 48.52달러로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했고, 백금은 0.1퍼센트 오른 1626.55달러, 팔라듐은 0.9퍼센트 오른 1330.91달러를 기록하며 귀금속 전반이 강세를 보였다. 골드만삭스 그룹은 최근 내년 12월 금 가격 전망치를 기존 4300달러에서 4900달러로 대폭 상향 조정하면서 금 강세 기조가 최소 1년 이상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2. 글로벌 정치 불확실성의 삼중 충격
이번 금값 급등의 직접적인 계기는 세 가지 주요 정치적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첫째, 미국 연방정부가 2주째 셧다운에 돌입하면서 핵심 경제 지표들이 발표되지 않고 있다.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의 현황을 파악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불안감을 느끼고 있으며, 연방준비제도 역시 변화하는 여건을 평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둘째, 유로권에서 가장 심각한 재정적자를 겪고 있는 프랑스에서는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가 취임 한 달도 되지 않아 예산안 합의 실패로 사임했다. 이는 유럽 경제의 불안정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셋째,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자민당 신임 총재가 차기 총리로 취임할 것이 확정되면서 아시아 금융시장에도 변동성이 커졌다.
안전자산 금으로 자금이 몰리는 구조적 이유
금값 상승을 단순히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는 여러 구조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트레이딩 중개업체 오안다의 켈빈 웡 선임 시장분석가는 "10월과 12월 금리 인하에 대해 시장이 점치는 확률이 여전히 80퍼센트 선을 웃돌고 있어서 금 가격을 떠받치고 있으며, 이번 연방정부 셧다운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는 금값 상승이 단기적 변동성이 아닌 중장기적 추세임을 의미한다.
1.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정책 전환
트레이더들은 10월에 연방준비제도가 0.25퍼센트 포인트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더 나아가 12월에도 같은 폭의 추가 금리인하가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가 하락하면 금을 보유하는 기회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자연스럽게 금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게 된다.
특히 실질금리가 낮아지거나 마이너스로 전환되는 환경에서는 이자를 발생시키지 않는 금의 매력이 오히려 증가한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금리가 급격히 낮아졌을 때 금값이 급등했던 경험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2.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 불확실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장에 가져온 충격으로 경제적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크게 커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예측 불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글로벌 무역 질서에 상당한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금 고개를 들면서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써 금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달간 원자재 가격과 생활물가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면서 금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경제 데이터가 부족해지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증폭되었다.
3.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전략
최근 몇 년간 주목할 만한 변화 중 하나는 각국 중앙은행들이 외화보유고를 다변화하기 위해 금을 적극적으로 매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2022년 하반기부터 금 매입량을 크게 늘렸으며, 이는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비달러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들이 대규모로 금을 축적하고 있으며, 이러한 수요는 구조적이고 지속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이러한 상황들은 단순한 단기 전략이 아닌 장기적 패러다임 전환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금 투자 전략과 향후 전망
금값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투자자들은 과연 지금이라도 금을 매입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주요 투자은행들이 내년 금값을 온스당 4900달러까지 전망하고 있다는 점은 상승 여력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동시에 이미 상당 부분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단기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 분산투자와 장기 보유 전략의 중요성
내 경험상 금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분산투자와 장기 보유 관점이다. 금값은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방어와 포트폴리오 안정화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따라서 전체 자산의 5퍼센트에서 10퍼센트 정도를 금에 배분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일시에 대량 매입하기보다는 정기적으로 소액씩 매입하는 적립식 투자 방법도 가격 변동 리스크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2. 글로벌 경제 지표 모니터링
금 투자를 고려한다면 몇 가지 핵심 지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첫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정책 방향이다. 금리 인하가 지속되면 금값 상승 모멘텀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실질금리 추이를 살펴봐야 한다. 명목금리에서 인플레이션율을 뺀 실질금리가 낮을수록 금의 상대적 매력이 증가한다.
셋째, 달러 인덱스의 움직임이다. 일반적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금값은 강세를 나타낸다.
넷째, 지정학적 리스크 수준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중동 사태 같은 국제 분쟁이 지속되면 안전자산 수요가 계속 높을 것이다.
3. 향후 금 시장 전망과 투자자 유의사항
전문가들은 2025년 말에서 2026년 초까지 금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하나증권의 전규연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안전자산 수요가 높아지고 연초 이후 미국 달러의 점진적 약세 전환 등이 금값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2025년 중 온스당 3000달러 도달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는데, 이미 그 목표치를 크게 상회했다. 다만 투자자들은 과도한 레버리지 사용을 피하고, 실물 금이나 금 ETF 같은 안전한 투자 수단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국 금값 연일 최고치 경신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반영된 결과이며, 안전자산이 오르는 이유는 투자자들의 합리적 선택이 만들어낸 필연적 귀결인 것이다.